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조명할 수 있는 전시회가 28일부터 4월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전시실 본관에서 열린다.
공익법인 국민문화재단 출범을 기념하는 ‘국민일보 현대미술 150인 초대전’으로 국내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전시다.
정상급 원로 작가와 기대되는 젊은 작가, 추상과 구상, 서양화와 한국화, 설치와 조각 등을 아우르는 이번 초대전은 규모와 작품 수준면에서도 화단의 화제가 될 만하다. 특히 이 전시회 수익금은 본보가 창간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해온 소년소녀가장돕기에 쓰여 의미가 깊다.
본보가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라이즈 업 코리아’ 캠페인을 겸한 전시회에 작가들은 동참하는 뜻으로 작품을 선뜻 내놓았다. 강건호 김보연 낸시랭 박충흠 이석주 송수련 원문자 석난희 장순업 지석철 홍석창 등 150명의 작가들이 정성을 들여 제작한 작품들은 일반인들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했다.
민경갑(73·예술원회원) 화백은 몸이 불편한데도 한지에 먹으로 그린 ‘무위’를 내놓으면서 “이 그림이 소년소녀가장들을 돕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제’로 유명한 이두식 홍익대 교수, 하종현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해외 아트페어에서 각광받는 한지작가 함섭, ‘자연의 소리’를 수놓는 박광진 등 대가들도 참여했다.
또 정물을 하이퍼 리얼리즘 기법으로 그리는 구자승(상명대 교수), 물결치는 파도가 손에 닿을 듯이 표현하는 노재순(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생명의 순환고리를 묘사하는 김기철, 지난해 석주미술상을 수상한 설치작가 심영섭(수원대 교수) 등이 신작을 내놓았다. 황인철(중앙대 교수) 박석원(홍익대 교수) 등 조형예술을 대표하는 두 사람은 각기 브론즈 ‘불사조’와 철용접 ‘적의’로 시선을 잡는다.
‘금나와라 뚝딱’ 등 조각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김성복, ‘숨결’로 스쳐가는 일상을 화폭에 옮겨내는 김영미, ‘당신을 위하여’ 등 화사한 그림이 눈길을 끄는 김일해, ‘장미’ 등 극사실적인 정물화에 매달리는 김재학 등 국내외에서 호평받는 작가들도 30호 내외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와함께 갯벌을 그리는 문인환, 얼음과 과일이 조화를 이루는 박민성, ‘뽀삐’ 등 꽃그림이 인상적인 박일용, 생명의 순환을 둥글고 네모난 이미지로 드러내는 정현숙 등 인기작가들도 가세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운영위원장 정호양 화백은 “현대미술의 현장성과 예술·문화 사료적 가치를 염두해 두고 이번 전시를 꾸미게 됐다”며 “청년층과 청소년들을 위해 미니멀, 팝아트 등의 장르도 어우러져 현대 미술을 이해하는 데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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